by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최혜정 이사

 

디지털의 시대의 브랜드 경험은 자연스럽게 모바일 환경이 주가 되고 있다. 공간은 여전히 소비자와 만나는 중요한 접점으로 유니크한 브랜드 경험을 주지만, 소비자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먼저 공간이 얼마나 트렌디한지, 나의 관심사와 맞닿아 있는지 확인하고 방문한다. 그리고 방문 인증 사진을 남겨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으로 브랜드 경험이 이루어진다. 디지털 세계에서 브랜드에 대한 경험을 긍정적으로 만들려면 디자인은 당연히 디지털 친화적이어야 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과거와 다르게 디지털 매체가 브랜드 개발의 응용 아이템 리스트에 반드시 들어가거나 디지털 매체 만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종종 생기고 있다.

 

구글이 플렉서블 로고를 사용하여 검색 엔진의 가치를 전달하면서 부가적 정보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방식도 있지만 많은 기업이 활용하기에 적절하지는 않다. 디지털 매체에 적용하기 위해 브랜드 디자인은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다양한 방안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SIMPLICITY 단순화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과거의 세리프서체 로고에서 다소 볼드한 획의 산세리프체로 리뉴얼하였고, 자동차 업계에서도 최근 몇 년 과거의 복잡한 디테일을 버리고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는 복잡한 디테일인 명료하게 보이지 않으므로 군더더기를 배제하고 최대한 단순화시킨다. 단순화를 위해서 로고의 표현이 기하학적 도형에 기반하거나 플랫 디자인(2D)로 표현할 수 있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로고의 단순화는 브랜드 디자인의 트렌드라고도 볼 수 있지만 그보다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디자인적 해결책에 가깝다고 해야겠다.

 

 

 

기하학 도형

기하학 도형은 정원, 직선, 사각형, 삼각형 등 기본 도형을 의미한다. 군더더기 없는 단순한 형태로 정리하기에 기하학 도형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디테일 제거

리모와가 기존 로고에 있던 프레임과 둥글고 두꺼운 형태의 로고에서 프레임을 제거하고 심플하게 변경한 것과 같이, 불필요하게 지저분한 형상이나 복잡한 컬러를 정리하여 단순화한다. 그라데이션 표현도 최대한 배제하여 또렷하고 선명하게 보이도록 한다.

 

 

 

 

 

플랫 디자인

자동차 브랜드 로고는 입체감과 메탈릭한 질감 표현 등 스큐어모피즘(skeuomorphism)의 실물에 가까운 표현은 자동차 브랜드들이 고급스러움을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최근 많은 브랜드들이 이 같은 표현을 버리고 그라데이션 효과를 배제한 플랫 디자인으로 변모하고 있다.

 

 

 

 

 

 

추상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여 사물을 그리는 디자인은 브랜드의 여러 상징과 의미들을 담아내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추상화하고 단순하게 정리하여 포괄적인 상징을 담되 최대한 직관성을 담아내는 디자인이 앱 디자인에서도 대세가 되고 있다.

 

 

 

 

 

산세리프

세리프 서체는 디테일이 복잡하고 획의 두께 차가 급격한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이러한 디테일이 복잡한 서체를 피하고 볼드하면서 명확한 산세리프 스타일의 타입 디자인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SYMBOL 심벌의 활용

모바일에서의 소통을 위해 브랜드가 앱을 만드는 일은 흔하다. 앱이 없는 브랜드라 할지라도 SNS 계정을 사용하게 되는데 프로필 사진으로 로고를 적용하려면 제약이 있다. 정사각형의 조그마한 공간에 브랜드 브랜드명이 전부 표기된 로고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단순한 원포인트 그래픽의 심벌을 활용하게 된다. 심벌 디자인이라 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복잡한 디테일이 들어간 심벌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니셜 레터 활용하여 명료하고도 직관적으로 브랜드를 인식시킨다. 네이버의 심벌은 이니셜 레터의 N의 형태를 그대로 활용하고 배경에 그린 컬러를 적용하여, 적용성과 직관성 높은 심벌로 활용하고 있다. 이는 앱의 런처나 파비콘 등에 아이코닉하게 활용되고 있다.

 

네이버 로고 및 N 심벌의 활용

 

 

마스터카드나 에릭슨의 경우와 같이 심벌만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카드 시대를 넘어서까지 고려하고, 디지털 환경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사명 로고타입을 걷어내고 사용하고 있다. SK도 행복날개를 단순화하고 SK 없이 심벌 형태만으로 향후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겠다고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브랜드가 심벌을 활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심벌과 로고타입을 함께 조합할 경우 복잡하여 심벌을 버리고 워드마크형으로 보다 단순하면서 힘있고 명료하게 변경하는 경우도 있다.

 



SYSTEM 시스템 활용 방식

로고만으로 브랜드의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에, 그래픽 모티프를 활용하여 브랜드의 그래픽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로고와 함께 메세지와 이미지를 전달하는 디자인 요소로 일반화되고 있다. 그래픽 시스템이 브랜드 경험의 측면에서 로고와 함께 브랜드의 메세지와 이미지를 전달하는 디자인 요소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많은 정보를 작은 화면으로 전달해야 하는 모바일 환경에서 그래픽 모티프가 복잡한 경우 만들어놓고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에릭슨은 디지털 이미지의 그래픽을 개발하였지만 이후 실제 적용은 미미한 상황이다. 앞으로도 브랜드는 그래픽 시스템을 개발하겠지만, 단순히 아름답고 브랜드의 의미 전달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 맞게 단순화될 것이며 실제 적용성이 어떤지 충분한 검증을 거쳐야 할 것이다.

 

마스터카드와 에릭슨 모바일상에서의 웹사이트
에릭슨이 개발한 그래픽 시스템과 실제 모바일상에서의 차이

 

 

 

 

디지털 시대를 위한 브랜드 디자인의 특징을 위와 같이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이후 일정 시기가 지나 이러한 모던함에 기반한 단순한 디자인에 지루함을 느끼고 아날로그적이거나 디테일이 많은 스타일로 회귀하거나 새로운 대세가 떠오를 수도 있겠으나, 앞서 언급했듯 이것은 하나의 트렌드라기 보다는 해결책으로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큰 흐름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