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마이비가 7년 만에 리브랜딩을 했습니다. 2017년 4월 1일 토요일 오전에 B(중에서도 Baseball)를 주제로 첫 모임을 가졌던 비마이비가 7년 만에 국내 최대 브랜드 커뮤니티로서 앞으로의 확장성을 담아, 새로운 로고와 컬러를 공개했는데요. 기존의 네이비와 옐로우를 계승하되, 보다 팝하고 여러 사용성을 갖도록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2년 전 마이비레터도 리뉴얼을 한 뒤, 조금씩 더 잘 전달하고 잘 보일 수 있도록 개선을 해왔는데요. 마이비레터를 담는 비마이비가 리브랜딩을 함에 따라, 마이비레터도 새로운 색깔과 옷을 입을 예정이에요.
동시에 브랜드적인 삶을 위해, 브랜드를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Brand or Not>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 세상을 브랜드이거나, 혹은 아니거나로 보는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햄버거 하면 맥도날드, 콜라 하면 코카콜라, 청바지 하면 리바이스와 같은 자기다움을 오랫동안 지켜오며 영향력을 갖게 된 매력적인 ‘나만의 브랜드’를 보는 것이죠. 관련된 활동이 4월 한 달 동안 비마이비의 여러 채널을 통해 진행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려요!
그래서 오늘의 마이비레터에서는 비마이비의 리브랜딩과 7주년을 기념하며, 평소처럼 5개 아닌 특별히 7개의 B를 주목했어요. 비마이비가 B;aseball을 비롯한 B;eer, B;ook, B;rewing 등등 다양한 B로 시작하는 브랜드를 이야기해 온 것처럼요! 그렇게 B가 확장할 수 있다는 의미를 세미콜론(;)에 담기도 했죠. Brand or Not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각 분야를 한 브랜드로 설명할 수 있고, 한 브랜드로 그 분야를 이야기할 수 있는 브랜드를 선정했습니다. 7개의 분야를 그 자체로 설명할 수 있는 7개의 B를 통해, 여러분의 B를 생각해 보세요!
01 팝의 역사를 가르는 B, the B;eatles
‘이 그룹, 분명 뜹니다.’ 영국 리버풀의 한 지방에서 연주하던 밴드 쿼리멘의 존 레논을 보는 폴 매카트니의 심정이 그랬을까요? ‘모든 것이 시작된, 존이 폴을 만난 그날’, 약 10년의 시간 동안 팝과 음악은 물론, 패션과 문학, 문화와 역사의 한 획을 그은 the Beatles의 서사가 시작됩니다. 비틀즈라는 브랜드가 바꾸어둔 역사적인 결과물도 많지만, 지금의 비틀즈를 있게 한 만남의 순간을 다루어 보려고 해요. 브랜드가 나아가다 보면 의도하지 않았던 순간에 의해 새로운 기회가 생기기도, 의도했던 바가 틀어지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일어날 것은 일어날테니, 받아 들이고 그것을 새로운 발판으로 삼아 나아갈 용기와 힘도 필요하겠어요.
우리가 아는 존과 폴, 그리고 조지 해리슨과 링고 스타 4인조가 모여, 우리가 아는 비틀즈가 되기 위해서는 ‘Brian Epstein 브라이언 엡스타인’이라는 매니저의 역할이 컸어요. (그 역시 B였네요.) 자유분방하던 밴드를 ‘브랜드 비틀즈’로 만들었죠. 실제로 그의 사망 이후 네 명이 각자의 음악적 길을 따라 팀이 해체되었으니, 그가 비틀즈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리버풀과 함부르크를 오가며 실전 경험만 쌓던 비틀즈에게 무대 위에서 음식과 담배를 금지하고, 우리에게 익숙한 아이코닉한 단정한 정장과 바가지 머리를 만든 장본인이죠. 비틀즈의 브랜딩과 사업 방식은 먼저 활동을 시작했던 엘비스 프레슬리도 이들을 벤치마킹하도록 만들었죠.
드러머 링고 스타의 드럼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비틀즈의 서체, ‘drop-T’는 어떻고요? 나이키의 스우시가 단돈 35달러에 만들어진 것처럼, 비틀즈의 서체는 단돈 5파운드에 만들어졌어요. 링고 스타의 드럼을 급하게 수리했던 아이버 아비터(Ivor Arbiter)는 엡스타인의 갑작스러운 요청에 따라 종이에 스케치를 시작했습니다. 비틀즈의 네임과 드럼의 특성인 ‘beat’를 강조하기 위해 T를 길게 떨어뜨렸고, 이 서체는 ‘drop-T’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어요.
화려했던 10년의 비틀즈로서 활동과는 대조적으로, 브라이언 엡스타인은 약물 오남용으로 / 베토벤 이후의 천재적인 작곡가 존 레논은 끔찍한 사고로 / 힌두교의 영향으로 비틀에 인도(India) 문화를 도입해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힌 조지 해리슨은 후두암과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이 작별의 직전, 모르는 사람이 없는 <애비 로드>를 마지막 앨범으로 서사의 온점을 찍은 비틀즈. 작가 이아인 맥밀란이 이 사진을 찍기 위해 주어진 시간은 10분이었어요. 본질이 준비된 브랜드에게는 찰나의 만남도 역사의 한 획을 긋기에는 충분했습니다.
02 나만의 자켓으로 자켓의 대명사로, B;arbour
영국의 궂은 날씨를 담은 waxed 자켓의 대표적인 브랜드, 바버입니다. 왁스를 머금어 특유의 뻣뻣한 질감이 눈으로도 느껴지는 카키색과 코듀로이 깃 덕분에, 위 두 요소를 갖고 있는 모든 사파리 자켓은 ‘바버 자켓 스타일’이라고 불릴 정도로 바버는 한 카테고리를 대표하고 있죠. 13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바버는 일찌감치 카탈로그를 통한 국제 우편 시스템을 통해 칠레와 남아프리카, 홍콩 등의 방수가 필요한 산업의 시장을 찾아 나섰어요. 현재 55개국의 남녀노소 그리고 반려동물까지 겨냥한 전 세계 시장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승마와 모터사이클, 사냥과 스포츠, 아웃도어와 워크웨어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그 존재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바버 waxed 자켓은 애쉬비(Ashby), 비데일(Bedale), 뷰포트(Beaufort)와 같은 대표적인 라인을 갖고 있고, 각 라인의 제품은 일상생활과 승마 등 특정한 목적에 보다 적합하도록 디테일을 갖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모터사이클에서 시작된 인터내셔널 라인도 있는데요. 브랜드와 제품의 발전사는 대를 이어온 스토리를 따라 볼 수도 있습니다. 창립자 존 바버(John Barbour)부터 국제 비즈니스를 처음 시작한 그의 아들 말콤(Malcolm), 인터내셔널 라인을 만든 말콤의 아들 던컨(Duncan), 해군 보급을 시작한 던컨의 아내 낸시(Nancy), 뷰포트 라인을 만들어낸 낸시의 며느리 마가렛(Margaret)까지. 바버는 오랜 시간 운영의 지속가능성뿐 아니라, 왁싱이라는 특성을 통해 제품의 지속가능성까지 실천할 수 있는 브랜드입니다.
바버의 waxed 자켓은 어떤 형태의 세탁도 불가합니다. 오염물이 묻었다면 천이나 스펀지로 닦아 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고, 1~2년을 주기로 re-wax를 해주어야 해요. 바버는 이를 위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주기도, 집에서 직접 할 수 있는 ‘wax for life’ 가이드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주기적인 관리를 통해 해를 거듭할수록 나의 손 때와 기억이 입혀진 나만의 자켓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죠. 캠페인을 통해, 2019년부터 더 이상 입지 못하는 자켓에 새 생명을 불어 넣는 순환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어요. 관리가 꽤 번거로워 보여도, 바버만의 독특한 매력을 통해 팬을 모으고 있는데요. 이를 방증하듯, 지난 매거진 의 편의 출간을 기념하는 행사에, 바버를 입은 수많은 팬이 자리를 함께하기도 했답니다.
03 계획이 있었던 Bat, B;acardi
브랜드를 운영하거나 운영할 예정인 마이비 여러분께 여쭤볼게요. 여러분의 타깃은 로컬인가요 글로벌인가요? 어떤 지역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브랜드 활동을 하고 있나요? 활동 지역을 설정하는 것은 브랜드 운영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데요. 브랜드 인지도에 시너지를 줄 타깃 맞춤 캠페인까지 있다면 금상첨화죠. 로컬에서 시작해 글로벌로 진출한, ‘럼’의 대표 브랜드 바카디가 있습니다. 바카디의 캠페인, 글로벌 진출 배경과 함께 쿠바에서 태어나 미국 금주법으로 완성된 바카디의 독특한 이야기를 소개해 드릴게요.
바카디가 등장하기 전, 쿠바에서 만든 럼은 마시는 용이 아닌 소독제로 사용될 만큼 품질이 나쁘다는 인식이 있었어요. 이런 인식을 바카디는 훌륭한 맛과 품질로 뒤집으며,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마침 당시 미국의 금주법으로 인해 술을 마시고 싶은 미국인들이 배를 타고 쿠바까지 넘어오게 되면서, 이 기회를 활용해 바카디는 적극적으로 미국인을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했고 엄청난 매출을 올리게 되죠. 승승장구하나 했지만, 1960년 갑작스럽게 쿠바 정부가 주류기업을 국유화하면서 쿠바 내 모든 자산을 몰수당합니다.
이렇게 무너지려나 싶었지만, 사실 바카디는 미국의 금주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글로벌 도약을 위해 해외에 증류소 시설을 설립하고 있었습니다. 뉴욕, 멕시코 그리고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럼 증류소인 푸에르토리코에 이미 시설이 있었죠. 글로벌 타깃을 대상으로 미리 해외에 증류소를 지어놓은 것이 빛을 발하며, 이후 바카디는 세계 곳곳에 증류소를 증설하고 판매하며 지금까지 럼 브랜드 중 세계 1등 브랜드파워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바카디를 만든 건 양질의 제품이 뒷받침하는 동시에 타깃과 시의성에 맞춘 캠페인 그리고 글로벌 도약을 위해 미리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덕에 가능했죠. 바카디의 이야기를 통해 마이비 여러분의 브랜드 타깃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활동은 어떤 것이 있을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04 인식의 전환을, B;ㅏ른생각
대한민국이 OECD 국가 중 임신 중절률 1위이자 콘돔 사용률 최하위 국가라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더불어 국내 낙태 여성이 35만 명이나 된다는 사실도요. 이 중에 1만 명이라도 줄이고자 하는 목표로, 콘돔으로 시작해 어린이 성교육 도서, 유튜브, 커뮤니티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유쾌하지만 가볍지는 않게 올바른 성문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브랜드 바른생각을 이야기하려 해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이로운 마음에서 시작했지만 초기 월 매출은 몇백만 원밖에 안 될 정도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죠. 몇 년 지나, 현재 바른생각의 대표 색상인 파스텔 컬러를 사용하여 제품 패키지를 선보여 기존에 남자만 콘돔을 사는 시대에서 여자도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어요.
여러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콘돔 같지 않은 ‘귀여운 굿즈’ 같은 콘돔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나의 날’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아이스크림 브랜드 녹기 전에와는 ‘콘돔은 나를 위한 것’이라는 주제로 패키지 디자인을 표현한 아이스크림과 함께 제품을 나눠주기도 했죠. 인상적인 콜라보레이션은 국내 수면 음료 1위 브랜드, 코자아와의 만남이었는데요. 음료 브랜드와 성문화를 주도하는 브랜드의 연관성을 단번에 떠올리기는 어렵죠.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밤이 조금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두 브랜드의 공통적인 가치관에서 시작했다는 것에 동의가 되었고, 겉으로 보기에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브랜드의 만남이라 더욱 신선하게 느껴지는 협업이었어요.
여전히 바른생각을 콘돔 회사로만 알고 있는 분들도 많을거예요. 하지만 바른생각은 콘돔을 넘어서 올바른 성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브랜드에요. 위에서 언급한 성교육 콘텐츠와 더불어 최근에는 올바른 성 지식을 나누고 알리는 ‘바른청년’을 찾는 대회와 건강하고 행복한 연인관계, 사랑의 관점을 넓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매거진 <POETRY>를 창간하기도 했죠. 바른생각은 올바른 성문화를 만들고 사회적 편견을 없애기 위해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들을 지속한다고 해요. 어떤 콘텐츠로 우리의 인식을 또 한 번 바꾸어놓을지 기대가 됩니다.
05 로컬에서 글로벌까지, 그 키는 유대감, B;en&Jerry’s
‘아무리 취해도 편의점에서 절대 가지 않는 코너’라는 밈이 있는 대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앤제리스. 하겐다즈와 함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양대산맥으로 불리기도 하죠. 동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시작한 벤앤제리스는 어떻게 전 세계적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되었을까요?
당시 여러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있었지만, 벤앤제리스가 특히 인기 있었던 이유는 ‘로컬 고객과의 유대감 형성’에 있습니다. 벤앤제리스는 1978년 미국 버몬트 주에서 첫 번째 아이스크림 매장을 열었는데요. 매장이 1주년을 맞이하여 감사한 마음을 담아 하루 종일 무료로 아이스크림을 주는 등 지역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지역 주민을 팬으로 가둬두었죠. 지역 주민과 브랜드가 직접 얼굴을 맞댄 경험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의 발판이 되었고, ‘버몬트에서는 당연히 벤엔제리스를 먹어야지’라는 인식이 자리 잡힐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보스턴까지 사업을 확장하는데, 그 과정에서 하겐다즈의 독점 유통 시도가 있었지만 벤앤제리스만의 유쾌하고 현명한 대처 덕에(하단 영상 참고) 자유로이 판매할 수 있게 되었고 판매량은 매우 빠르게 증가했어요. 그리고 미국 전역의 유통망을 갖춘 기업, 드라이어스와 유통 계약을 맺게 되며 전국적으로 더 큰 인기를 누렸고 마침내 해외 진출까지 이뤄냈습니다.
벤앤제리스가 세계적인 인기를 가질 수 있었던 요인에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다양한 식감이에요. 차별적인 식감을 갖게 된 배경에는 창업자 중 한 명인 벤의 후각 상실증 때문인데요. F&B 브랜드의 창업자가 맛을 느낄 수 없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세심한 식감과 질감이라는 차별점을 만들었어요. 초코 정크, 견과류 등 내용물을 덩어리째 넣어 보다 원물의 생생한 식감을 제공하며, 아이스크림 그 이상의 경험을 제공했죠. 두 번째는 벤앤제리스만의 독보적인 ESG 경영에 있습니다. 공동 창업자 벤과 제리는 평화와 자유로운 감성을 추구하고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히피’였습니다. 사회적 활동을 통해 맛 이상의 지지와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죠. 공정무역, 탄소 배출, 인종 등 지금도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활동을 지속하며 사람들이 ‘응원하는’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었죠.
이렇게 진정성에 반한 팬든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소비하고 홍보하죠. ‘스몰 브랜드는 1,000명이 1만 원씩 사는 것보다 100명이 10만 원씩 사는 것이 좋다’는 말이 있듯, 스몰 브랜드만이 할 수 있는 ‘진정성’을 키워드로 고객에게 다가간다면, 스몰 브랜드에서 빅 브랜드로도 갈 수 있지 않을까요?
06 필요한 것만 남긴다, B;iC
마이비 여러분은 이 로고를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어렸을 때 이 로고가 그려진 볼펜을 자주 사용한 기억이 있는데요. 저렴한 가격에 높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한 이 브랜드는 세계 최초로 볼펜을 양산시킨 프랑스에서 시작한 브랜드, BiC입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볼펜과 더불어, 라이터와 면도기도 만드는데요! 팝업스토어나 카페에서 제공하는 라이터 중 상당수가 BiC의 라이터이죠. 저비용 고품질 제품으로 전 세계가 사랑한 BiC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BiC이라는 네이밍은 창립 전부터 글로벌 진출을 위한 목적이 숨어 있어요. 창립자 마르셀 비크(Marcel Bich)의 성에서 h를 없애, 다양한 영어권에서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BiC이 세계적인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게 만든 빅 크리스털 볼펜 한 자루는 29센트라는 가격에 알파벳 10만 자를 쓸 수 있는 파격적인 제품이었죠. 출시 당일에만 1만 자루 이상이 팔렸고 2005년에는 1,000억 자루가 팔리는 기록을 세우며, 탄생한 지 7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 사람들이 적어도 한 자루 이상은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볼펜 브랜드로 자리 잡았죠.
BiC의 비즈니스 전략 중 가장 특징적인 점은 시장의 후발주자로 진입해, 저비용 고품질 제품으로 기존 시장의 경쟁사들을 따라잡는다는 것에 있습니다. 볼펜을 제외하고 BiC의 대표적인 제품인 일회용 라이터와 면도기는 뒤늦게 시장에 진입한 후발주자였죠. 흥미로운 점은, 당시 시장에서 1위를 선두하고 있던 브랜드 모두 질레트였고 이들과 두 차례의 경쟁을 했다는 것이죠. BiC은 면도기 시장에 진입할 때 다회용 면도기를 주력상품으로 하는 질레트와는 달리, 일회용 면도기로 포지셔닝을 시도합니다. 일반 면도기와 비교했을 때도 성능이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 저렴했기에 단번에 일회용 면도기 시장의 1위를 차지하죠. 그리고 라이터 역시 질레트를 제치며 세계 라이터 시장 점유율 65%라는 압도적인 성과를 달성하고요.
‘제품의 본질에 집중하여 딱 필요한 것만’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토대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BiC. 제품 브랜드가 품질에 집중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후발주자로 시작해 전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한 업적을 남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죠. 마이비 여러분들의 브랜드 본질은 무엇인가요? 본질에 집중하고 있나요 부가적인 것에 집중하고 있나요?
07 세상에 따듯한 한 그릇을 내는, B;on
가장 필요한 것을 알기 위해서는, 가장 힘들 때 가장 좋지 않은 상황에서 찾는 것을 보아야 한다고도 하죠. 이러한 맥락에서 가장 필요한 음식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 몸이 가장 좋지 않을 때 찾게 되는 음식을 봐야 하고, 그 답은 바로 ‘죽’입니다. 쌀을 불리고 갈아 오랜 시간 끓이는 등, 흰쌀 밥보다 더욱 정성과 노력이 필요한 음식이 바로 ‘죽’인데요. 거기에 한식은 손이 더욱이 많이 갑니다. 숨을 죽이거나 발효와 같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도, 나물과 같이 각 철에 맞는 싱싱한 재료가 필요하기도 하죠. 비빔밥만 해도 비비는 것이야 쉽지, 7개 내외의 나물을 한 움큼씩 준비하기 위해서는 7가지의 메뉴를 만드는 것과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리하여 무엇보다 음식의 본질이라는 의미를 담은 브랜드 ‘본(本)’이 출발합니다.
본그룹(이하 본), 즉 본아이에프 산하에는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한 본죽과 본죽&비빔밥, 그리고 도시락 사업을 하는 본도시락과 본설렁탕 등이 있는데요. 성공보다 사명, 경쟁보다 협력, 빨리보다 멀리를 추구하는 본은, 재치 있게 그룹의 소식을 ‘본보기’라는 콘텐츠를 통해 전하고 있어요. 그중에서 한 해의 사회 공헌을 담은 ‘밥먹는 사이’라는 연간 리포트가 있는데요. 본은 평소 브랜드를 통해 이를 잘 드러내지 않지만, 사회의 각 계층을 꼼꼼하게 지원하고 있었어요. 특히 취약계층 한 부모 가정 영유아에게 유아식 지원을 통한 긍정양육을, 본도시락으로는 그룹홈에 입소한 아동들의 생일파티를 지원하는데요. 본의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인 본죽의 ‘죽’이 정성이 담긴 따듯한 한 끼라는 점에서, 본의 이러한 따듯한 사회 공헌은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브랜드의 팬을 만드는 차원을 넘어 기업의 맥락과 진정성이 느껴지는 활동이에요.
‘본사의 갑질’이라는 키워드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기업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데요. 본은 갑질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폐점률 0%에 달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히려 부모님이 운영하던 매장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경우가 최근 3년간 약 30건에 달할 정도이죠. 따듯한 죽 한 그릇뿐 아니라, 브랜딩을 통해 따듯한 사회를 만드는 본. 그래서 본은 이렇게 말합니다. ‘본래 이래야 잘 차린 한 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