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날리는 꽃가루, 따뜻한 날씨와 함께 드디어 완연한 봄이 느껴지는 5월이 왔습니다! 포근해진 날씨와 새로운 계절을 본격적으로 맞이하고, 소중한 사람과 인사를 나누는 계기가 될 각종 기념일이 많은 이번 한 달을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환영(welcome)>을 주제로 5월의 마이비레터를 구성할 예정인데요.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은 야외 활동하기 좋은 계절을 즐겁게 맞이한다는 의미에서 다섯 개의 텀블러 브랜드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려 해요.
마이비 여러분은 텀블러를 사용하시나요? 머그잔보다 오래도록 온도를 유지하고 환경보호를 위해 사용하는 분들이 많은 요즘이죠. 하지만 일회용품보다 텀블러를 제작할 때 환경에 더 안 좋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텀블러 하나를 오래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생겼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브랜드는 디자인, 내구성에서 훌륭한 퍼포먼스를 내어 마이비 여러분이 꼭 필요한 하나의 텀블러를 고르는 데 도움을 줄 거예요. 귀여운 모양으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텀블러부터, 버려진 이후도 연구하는 텀블러 브랜드 이야기까지 오늘 마이비레터에서 만나보세요!
01 일상 속 즐거움을 더하다, 모슈
굿즈로 소장하고 싶은 귀여운 우유병 디자인과 달콤한 파스텔 색상의 텀블러를 만드는 모슈(mosh!). ‘색다른 디자인으로 일상생활에 놀라움을! 마음에 드는 것을 사용하면, 매일이 즐거워진다’라는 슬로건으로 일상을 즐겁게 하는 귀여운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기능보다는 디자인에 치중한다고 오해할 수도 있지만, 모슈는 진공 기능을 기반으로 한 전문 키친웨어 브랜드로 일본 도시샤(DOSHISHA)에서 런칭한 브랜드에요.
도시샤는 키친웨어부터 패션, 쥬얼리, 인테리어, 생활가전, 식품 등 다양한 상품을 제작, 유통하고 있어요. 도시샤 홈페이지의 첫 화면에는 ‘아, 여기도 도시샤!’라는 글귀가 있는데요. 언제나 우리의 일상 속에 도시샤가 함께하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고 있죠. 도시샤는 세 가지 관점 – 사용자 관점인가, 새로운 것인가, 재미있는 것인가 – 을 가지고 제품을 기획합니다.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할지 모르기 때문에 팔리는 제품의 본질인 이 세 가지 관점을 축으로 기획하죠. 이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기획을 파는 회사’가 되어 유일무이한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을 꾸준히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으로 도시샤는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독특한 점은 키친웨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서 다양한 브랜드가 있다는 것인데요. 수납공간에 유리한 프라이팬 브랜드와 코팅을 강조한 프라이팬 브랜드 등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사용 목적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죠. 기획을 파는 회사 도시샤 그리고 귀여운 디자인 속 단단한 가치를 지닌 모슈. 앞으로 어떤 기획으로 신선한 놀라움을 선사할지 궁금해집니다.
02 100년의 본질을 지키며 변화하다, 스탠리
텀블러하면 빠질 수 없는 브랜드 스탠리. 화재로 파손된 자동차에서도 멀쩡히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공개되며 강력한 내구성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런 스탠리가 최근 미국 MZ 세대의 패션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특히 알록달록한 색감의 텀블러 모델, 퀜처가 아주 유명한데요. 퀜처를 선물 받아 기뻐서 우는 아이들부터 구매를 위해 매장 오픈 시간 전부터 기다릴 정도로 핫한 아이템이 되었고, 급기야 텀꾸(텀블러 꾸미기)라는 새로운 문화가 생기기도 했죠.
이렇게 핫한 아이템 퀜처가 유명해지기 전 단종할 뻔했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아웃도어 용품으로 시작한 스탠리는 뛰어난 내구성으로 유명했지만, 변화없는 브랜드가 그렇듯 시간이 지나면서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당시 무겁고 휴대하기 어려운 퀜처를 단종시키기로 결정하죠. 하지만 퀜처는 언제 마셔도 동일한 온도가 유지되는 내구성 덕에 온종일 일하는 워킹맘에게는 입소문이 난 아이템이었죠. 그래서 퀜처의 단종을 아쉬워 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홍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유명 인플루언서에게 제품을 협찬하고 제품에 만족한 인플루언서가 SNS에 홍보하기 시작하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이후 스탠리는 단종 계획을 철회하게 돼요.
이를 계기로 아웃도어 시장에서 100년 넘게 남성을 타깃으로 한 스탠리가 여성으로 타깃을 바꾸고 새로운 소비자에 맞춰 변화를 시도해요. 화사한 파스텔톤 색상의 텀블러부터 브랜드와 콜라보하며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이며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그 결과 3년 만에 약 10배가 넘는 매출이 증가하게 돼요. 잘 만든 제품으로 브랜드의 열정적인 팬 덕분에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된 스탠리. 결국 브랜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라는 본질이 아닐까요?
03 확실한 선택과 집중, 킨토
강렬한 디자인으로 자신을 봐달라며 얘기하는 브랜드에 시선이 갈 때도 있지만, 눈을 편안하게 해주는 여백에 마음이 끌릴 때가 있죠. 그런 브랜드 중 하나가 바로 킨토입니다. 고강도 유리 커피웨어로 유명한 이 브랜드는 우리에게 텀블러 브랜드로 친숙하기도 하죠. 이곳에서는 딱 6개의 텀블러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아웃도어, 외부활동이 많은, 운동, 여행,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텀블러까지. 제품이 필요한 상황에 맞춰 그들에게 딱 필요한 텀블러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느껴지듯이 디자인에서 큰 변주가 없지만 각 제품마다 다른 디테일이 있어요. 운동하는 사람들을 위해 거친 바닥에 놓아도 충격에서 보호되고 고정될 수 있는 바닥 쿠션의 엑티브 텀블러, 자동차 드링크홀더에 알맞는 컴팩트한 크기의 투고(To go) 텀블러 등 상황에 따라 필수적인 기능에 집중했다는 것이 느껴지는데요. 견고하지만 투박하진 않게, 화려하지 않지만 초라하지도 않은 디자인으로 어디서든 사용하기 좋고 소장하고 싶게 만들었죠.
킨토는 ‘당신과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딱 알맞은 텀블러 혹은 보틀 제품을 찾길 바랍니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필수적인 기능에 집중하여 우리 생활에 딱 필요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브랜드 아닐까요?
04 아이스박스에서 낭만을 팔다, 예티
캠핑 아이스박스계의 다이슨, 슈프림, 샤넬이라고 불리는 브랜드 예티(YETI). 낚시를 좋아하는 형제가 만든 브랜드로, 얼음이 금방 녹고 물고기가 쉽게 부패하는 기존 아이스박스에 불만을 가지고 직접 만들기 시작해 오늘날의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 예티가 탄생하게 되죠. 사실 여기까지의 이야기는 마이비 여러분이라면 많이 알고 계실 거예요. 그래서 이번 마이비레터에서는 어떤 브랜드 활동을 전개했는지 얘기하려 합니다.
예티는 2015년부터 예티 프레젠트(YETI Present)라는 영상을 제작하고 있어요. 예티의 핵심 슬로건인 ‘Built for the wild’를 삶으로 보여주는, 브랜드와 결이 맞는 사람들을 섭외해 그들의 삶을 콘텐츠로 녹여냅니다. 제품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고, 예티의 아이덴티티와 맞닿아있는 그들의 삶을 통해 아웃도어 라이프에 대한 낭만을 느끼고 예티가 추구하는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죠.
2023년 8월에는 옥외광고를 통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는데요. 공식 인스타그램에 ‘Built for generations(여러 세대를 위해 만들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옥외광고 사진을 업로드했고, 다른 게시물의 10배 이상의 좋아요 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광고에서는 스티로품 박스, 플라스틱 컵 등과 같은 일회용품과 예티의 아이스박스, 텀블러를 비교하며 ‘Generations to break down’, ‘Single use’라는 카피로 자연에서 분해되는 데 수십 년이 걸리고 한 번만 사용하는 일회용품을, 견고한 내구성을 지닌 예티의 제품은 ‘Generations to break in’, ‘Every single use’라는 카피로 몇십 년 동안 사용할 수 있음을 표현했죠.
아웃도어 매니아를 위한 브랜드에서 아웃도어 라이프의 낭만과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며 대중을 팬으로 만든 예티. 앞으로 어떤 콘텐츠로 그들의 아이덴티티를 전달할까요?
05 버려지는 순간 그 너머를 연구하다, 언롤서피스
언롤서피스는 소재를 연구하는 화학 박사와 디자이너가 만나 탄생한 브랜드로 디자인을 갖춘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들고 있어요. 모회사 랩 엠제로(Lab M(material). 0)는 소재를 처음부터 연구하고 개발한다는 뜻으로, 소재를 중심으로 디자인과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모든 소재는 다 친환경으로 가야 한다’는 목표로 소재를 가장 먼저 생각한 후 제품 개발을 시작하죠.
다소 독특해 보이는 이 배경에는 신태호 대표가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얻은 경험과 교훈이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소재는 제품 개발의 맨 마지막 단계에서 선택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환경 문제가 야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거죠. 그래서 환경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 디자이너는 디자인이라는 한 과정에만 초점을 두어 일을 하는 것이 아닌, 제품의 소재부터 버려진 다음까지 그 모든 과정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언롤서피스를 창업하게 되죠.
언롤서피스는 사용이 다 한 후에도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소재를 연구하고 있어요. 재생 플라스틱과 벌목하지 않은 버려진 목재를 활용하여 텀블러, 머그잔, 펜홀더, 데스크파티션 등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소재부터 버려진 다음까지, 제품의 전 생애를 보고 브랜드를 선택하는 습관을 제안하며 제품의 끝은 사용이 아닌 버려지고 제품이 없어지는 것까지라는 걸 알려주는 언롤서피스. 건강한 사회를 위해 0에서부터 시작하는 언롤서피스와 많은 브랜드를 비마이비가 응원합니다.